새순에는 꽃이 피지 않는다
벚꽃이 만개한 어느 날, 분명 파릇한 나무가지인데 꽃이 피지 않는 것에 의구심을 느끼던 찰나 엄마가 내게 해준 말이다.
신기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힘찬 스타터의 느낌을 띄는 새순에 꽃이 피지 않는다니. 그들도 준비의 시간이 필요한걸까 싶었다. 그리고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20대가 되고 하루하루 새로운 날들을 살아나갈 때면, 자주 무너지고 길을 잃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나아진 건 없다.
나 또한 새순이어서 그랬나보다.
무엇인가 당장 피어나지 않는다고 두려워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