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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스타일리스트' 강대헌에게 들어본 젊은 남성 봄 패션 / 파스텔 계열, 베이지·흰색과 잘 어울려 / 좀더 꾸미고 싶다면 위·아래 맞춤 색깔로 /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꾸안꾸’도 한 방법 / 슬랙스 바지에 운동화 매칭 가장 무난_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해도 봄은 봄이다. 겨울철의 질감, 칙칙하고 우울한 분위기도 이제는 훌훌 털어낼 때가 됐다. 예년처럼 거리를 맘껏 활보하긴 어렵지만 옷장 속 봄옷을 꺼내며 ‘상상 코디’를 하다 보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이번 봄, 누구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20·40 남성 스타일링 팁을 강대헌(31·사진) 스타일리스트에게 들어봤다. 그는 유튜브에서 ‘깡스타일리스트’ 채널을 운영하는 패션 유튜버이다.
그가 꼽은 이번 봄 패션의 핵심 키워드는 ‘파스텔’, ‘꾸안꾸’, ‘레트로’, ‘젠더리스’였다.
상의와 하의를 파스텔톤으로 맞춘 스타일링
◆파스텔
컬러는 일단 ‘파스텔’이다. 파스텔색은 과거 ‘여성스럽다’는 인식에 여성복에 주로 쓰였으나 이제는 남성의 색으로 자리매김했다. 보통 니트류를 떠올리기 쉬우나 파스텔 톤 재킷이나 바지로도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강 스타일리스트는 “파스텔은 올봄 트렌드 컬러라고 할 수 있다”며 “파스텔 계열은 기본적으로 하얀색이나 베이지색과 잘 조화되며 연출이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꾸미고 싶다면, 위·아래 색깔을 맞춰본다든가 블루민트색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꾸안꾸
꾸미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꾸몄다는 것을 다른 이들도 알 수 있을 만한 미묘한 스타일링, 즉 ‘꾸안꾸’도 한 방법이다. 언뜻 ‘안 꾸미면 되는 것 아니냐’ ‘이것도 스타일링이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거,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포인트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으면 그냥 ‘안 꾸민 것’이다. 그러나 스니커즈나 어글리슈즈를 매칭하거나 롤업, 양말에 포인트를 준다면 ‘꾸안꾸’가 될 수 있다.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꾸안꾸는 슬랙스 바지에 운동화를 매칭하는 것이다. 강 스타일리스트의 설명이다. “슬랙스에 구두를 신으면 그냥 ‘꾸민 것’이지만, 이렇게 조금 변화를 주면 ‘꾸안꾸’죠.”
트레이닝 바지에 안경 등으로 포인트를 준 꾸안꾸 스타일링
◆레트로
이제는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레트로’도 무난하게 시도해볼 만하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배바지, 즉 ‘하이웨스트 패션’과 청바지에 청재킷을 함께 입는 ‘청청(더블 데님) 패션’이다. 청청 패션의 경우엔 무턱대고 위 아래로 맞춰 입는 것이 아니라 색깔 있는 벨트를 둘러 경계선을 만들어 포인트를 주는 것이 소소한 팁이다.
◆젠더리스
평소 패션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 ‘젠더리스’, 그러니까 남성이 다소 여성스러운 느낌의 옷을 시도하는 것은 ‘언감생심’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패션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 망설여질 수 있다. 하지만 판에 박은 기성복 패션에서 조금 더 나아가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다면, 젠더리스 아이템을 슬쩍 하나 걸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강 스타일리스트는 “꼭 하늘하늘한 레이스나 여성구두를 신는 것만이 젠더리스가 아니다”며 “이너웨어를 입지 않은 채 깊게 파인 브이넥 셔츠를 입거나 스카프를 목에 둘러 포인트를 주는 것도 젠더리스 스타일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유튜브 참고해보세요”
옷은 알면 알수록 잘 입기 마련. 강 스타일리스트는 일단 자타공인 ‘패셔니스타들’의 인스타그램에 자주자주 드나들어보라고 조언했다. 그가 첫손에 꼽은 이는 아이돌그룹 ‘위너(WINNER)’의 송민호. 송민호는 요즘 청년세대 패션 스타일링을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인싸(Insider)’ 중의 인싸인 그가 선보이는 모든 스타일은 나오는 족족 품절, ‘대세‘가 됐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젠더리스’도 송민호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꼭 송민호가 아니더라도 류준열이나 봉태규 등 ‘꾸안꾸 달인’들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참고할 만한 일상 스타일링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
최근엔 ‘룩북 영상’도 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유튜버가 이너웨어부터 아웃웨어까지 옷을 하나둘 입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콘텐츠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상은 아무래도 사진보다 현실감 있는 사이즈와 핏을 파악하기 좋다.
“만약 이번 봄에 ‘레트로’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면 유튜브에 ‘레트로 패션’이라고 검색해보세요. 자세한 설명이 담긴 영상들이 쭉 나올 겁니다. 영상 두세 개만 보더라도 ‘아’ 하고 바로 감이 오실 거예요. 그러고 옷을 사러 가면 몰랐을 때보다 훨씬 더 자기에게 맞는 옷을 고를 수 있겠죠. ‘나는 원래 못 입어’라고 미리부터 포기하지 마세요. 아주 조금만 노력해도 나아질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