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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름과 좋음이 딱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아무리 입안으로 콜라를 들이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처럼 확실하게 겹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비슷한 모양새로 만들어 비교를 해보려는 순간, 되려 멀어진다. 바른 게 좋은 건 아니다. 그 역으로도. 그럼에도 우리가 바름과 좋음을 나란히 두려고 하는 이유는, 그게 간편하기 때문이다. 바른 사람은 좋고, 좋은 사람은 바르다고 믿으면 사람을 계산하는 어떤 부분 하나가 줄어드니까. 확신함으로써 더는 골치 아프지 않으려고 하기.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이다. 뗏목은 작은 파도에도 좌초하기 쉽다. 우리는 바름과 좋음을 각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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