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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반전있는 이야기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들 웬만한 반전엔 내성이 생겼다. 이제 거의 모든 반전은 상상의 범주 안에 들어왔다. 반전을 꿈꾸거나 기대하며 보다가도 예상 범주 안의 반전으로 이어지면 '그럼 그렇지' 하는 게 요즘 세상이다. 새로운 걸 기대하지만 더 새로운 게 흔치 않음을 알고 있다. 반전이 있음을 알고 있어도 슬픈 반전은 없었으면 하고 내심 바라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머리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으론 '서사따위 개나 줘버리는' 행복한 결말을 바라는 게 사람이다.

앞뒤없이 말도 안 되는 권선징악 같은 거 우습지만 그래도 마음 편한 게 최고니까.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류의 이야기가 은근히 여기저기 끼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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