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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저는 아래의 글을 좋아합니다. 간호학을 전공했기에 생로병사 그 자체에 대해 종종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부조리함,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 그런 것들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럴 때면 저는 한없이 무력해졌는데요. 아래의 글을 읽으며 생각이 전환되었어요. 비단 생과 사, 고통의 문제 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에요. 삶의 모든 만남과 헤어짐, 내가 흘려보내는 매일을 그가 말하듯 '유쾌하게 !' 통과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네요.
생의 계단
헤르만 헤세
모든 꽃이 시들듯이
모든 젊음이 늙음에 길을 비켜주듯이
생의 모든 단계도
모든 지혜와 모든 미덕도
자기의 때에 꽃을 피우나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으리라
생의 모든 부름에서
마음은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슬퍼하지 않고 용기 있게 또 다른 구속에
스스로를 내줄 수 있으리라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게 한다
그러니 우리는 유쾌하게 생의 방들을
하나씩 통과해 가야 하리라
어느 방에도 고향처럼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얽매거나 속박하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고양하고 넓혀가리라
안주하면 게으르고 무력해질 뿐이니
길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리라
어쩌면 죽음의 시간마저도
새로운 장소를 향해 즐거이 나아가리라
우리를 향한 생의 부름은 결코 멈추지 않으리라
그러니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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