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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
그를 만나는 일, 방에서
나오지 않는 그를 찾아가는 길
한가운데서 영영 나올 것 같지 않던
그와 마주치는 일 놀랍지만
어쩐 일이냐고 무덤덤하게 물어보는 일
그저 '식량'을 사러 가는 길이라고
식량이 바닥났다고 답하는 그의
얼굴을 보는 일, 항상 어두운
법복을 걸치고 건반을 두드리던 그와
나의 헐렁한 관계를 생각하는 일
그는 식량을 사러 떠났고 날씨가
어떠냐고 오늘은 절망하기 좋으냐고 묻지도
못했다 그래도 걸어가는 길은 그가 없는
그의 방으로 가는 길, 빈방에서
그가 아끼는 그랜드 피아노를 꽝꽝 치고
허기져 돌아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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