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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질투와 욕망이라. 이렇게라면 구분할 수 있으려나.
질투는 노력하면 가질 수 있는 것,
욕망은 발버둥쳐도 손에 넣을 수 없는 것.

그렇다면 나는 '젊음'을 욕망한다. '젊은 육체'를 욕망한다. 늙고 병든 육체를 예찬하는 글이 얼마나 될까. 젊고 아름다운 육체를 탐미하는 글의 만분의 일도 안 될 것이다.

나는 어느 책에 나왔던 소제목을 좋아한다.

'꼭 '곱게' 늙어야 할까'

하지만 문장 자체를 좋아하는 것뿐이다. 늙어야 한다면 곱게 늙어가는 것을 원한다. 아주 최대한 천천히 고오옵게.
이 문장은 그저, 무기력하게 나이들어가는 내 자신을 대비하기 위해 맘 속에 새겨둔 것이다.

나이듦에는 품위가 필요하다.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것이 필요하다. 깔끔한 옷, 깨끗한 머리와 손톱, 곧은 걸음걸이, 적당한 유머감각, 열릴 준비가 되어 있는 지갑까지.

갖춘 것은 없는데 시간은 지금도 흐른다. 요즘은 젊으면 다 좋고 예뻐보인다. 어려서 예쁘다는 말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

나는 내가 훗날 영화 서브스턴스(보진 못했다)의 데미무어처럼 망가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젊음을 위해 무언가 내놓으라고 한다면 거리낌없이 내놓을 것만 같다.

욕망 속에 길이 있다는데, 이 길마저 시간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방향이라도 잘 찾아야 할 텐데 그럴 수 있을지 참 걱정이다.

(3.3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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