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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탐하는 마음.
엄마아빠는 항상 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고
노력없이 얻은 건 쉽게 사라진다고 했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흐를 뿐 우리가 끝까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청소년기 때엔 듣기 싫을 때도 많았다.
왜 돈을 욕심내면 안되는지
돈이 있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텐데,
왜 마음대로 살면 안되는지
내 인생인데. 남한테 피해안주고 혼자 살면 되지.
현실과 마주하다보니, 조금씩 더 단 맛을 보다보니 돈은 벌어도 벌어도 끝없이 욕심 날 것 같았고,
사랑으로 자라 사랑을 아는 난 혼자서 살아가면 안되겠다고 판단했다.
감정 효율주의자인 나는 에너지를 크게 쓰고 잠깐 크게 얻는 것보다 길고 잔잔하게를 선택했다.
욕심을 줄이는 법을 선택했다.
어쩌면 넘치게 뭘 가져본 적이 없어 고만고만하게 만족하며 사는걸지도 모른다.
욕심낼 줄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욕망은 살아가는데 큰 동기와 동력이 된다.
때로 욕심나지 않는 마음 때문에 뭘 해야할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욕망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면 재수없겠지? 근데 난 그런걸 어쩌냐고.
가난과 떼어지지 않는 유년기를 보냈다.
엄마아빠가 굶더라도 내 밥을 굶긴 적이 없고
월세였든 남의 집이었든 지붕없는 집에서 자본 적 없다.
엄마아빠가 병원을 못가 그렇게 병을 얻었더라도 나 아플때 병원을 데려가지 않은 적 없다.
엄마아빠가 피눈물을 흘려가며 먹여주고 막아주고 지붕이 되어주었다는 것을 잘 안다.
넘치는 사랑인 것을 알기에 사랑을 더 탐하지도 않는다. 그 덕에 나는 집없는 가난에도 무시무시한 병에도 큰 그늘 없이 자랐다.
그걸 알아 내가 ‘이정도면 충분하다. 욕심내지 말자’를 주문처럼 외우나보다.
마음대로 되는 모든 것은 영원한게 아니고 당연한게 아니다. 내가 노력해서 얻은게 아니라면 그것을 탐하는 것이 옳은가. 라고 생각해보면 세상에 그리 욕심나는게 없어진다. 노력해도 얻을 수 없다면 빨리 포기하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때로 욕심이 나는 것을 정당한 방법으로 얻는다면 자부심이 생기지 더한 욕망이 생기지 않는다.
매일 밥먹고 커피 마실 정도면 된다고.
계절 맞춰 옷 한 벌 살 수 있으면 된다고.
옷 안사고 술 한번 덜 먹어 여행 한번 다녀올 수 있으면 된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친구 몇명 있으면 된다.
내 욕심은 이정도다.
이정도는 할 수 있잖아.
해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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