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역의 나무에서 자라는 원두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그곳의 원두들은 땀을 흘리는 것을 잊었다. 커피의 기원에 관한 생각을 하며 핸드밀을 돌렸다. 나는 뜨겁게 데워진 물을 원 그리듯 돌리기 시작한다. 마치 가뭄 속 선인장에 물을 주듯이
원두는 바싹 마른 몸을 씻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채로,
결국에 커피는 ‘죽음’과 동의어였다. 카페인은 기초 대사를 높임으로써, 내 심박수를 올려준다. 아마도 나는 수명을 끌어와 쓰고 있는 거겠지
-커피도 죽으면서 거름을 남기는데,
나를 살게 하는 것은 커피다. 나를 죽이는 것도 커피였고, 지금 생각해보니 원두는 물과 같이 있기를 싫어한 모양이다.
나는 커피를 마시고, 어느새 등이 푹 젖어 있었다.
플라스틱의 커피 컵은 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