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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한 명만 빼고.
그 아이는 여전히 사랑이 세상을 구할 거라 믿는다. 양보하면 돌아온다고 생각하고, 거짓말을 하면 양심이 아프단다.
학교에서 친구에게 속아 울던 날도, 대학에서 경쟁에 밀려 홀로 남았던 날도, 사회에서 어른들의 '선'을 가장한 편법을 마주친 날도, 그 아이는 자라지 않았다.
세상은 날마다 성장하라 말하는데, 그 아이는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서 조용히 피터팬처럼 앉아 있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타협하지도 못한다. 그저 사랑이 옳다고, 평화가 당연하다고 믿는다.
가끔은 그 아이가 부끄럽다. 너무 순진해서, 너무 약해서. 그런데 또, 그 아이가 사라지면 나는 나를 잃을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금 어른인 척하며, 그 아이를 조용히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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