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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오래된 구름>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시계들의 종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창문 없는 기차가 플랫폼에 들어왔다.
숨소리를 죽이고, 새소리를 묻으면서
기계와 사람들이 내렸다.
우리는 웃을 수 없었다.
기계가 사람보다 많아서도 아니고,
너무 조용한 것도 아니었다.
언제나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흥겨운 노래를 불렀다,
절망의 손을 높이 들면서.
무슨 악기로 만든지도 모르는 음악을.
우리는 아프지 않았다.
손가락이 날아가도, 목이 잘려도,
우리는 모든 책임을 기계에게 넘겼다.
덕분에
시간이 효율적으로 흘렀다.
종이 열다섯 번 울리고 있었다.
오래된 구름들이 무언갈
숨긴 것처럼
평화로웠다.
역사를 기록할 필요도 없었다.
기차는 플랫폼을 계속 통과했다.
한 젊은 노인이
기차가 서지 않는 역에서
푸념을 늘어놓았다.
“지금이 제일
살기 좋을 때야,
제일
좋다고.”
<1984> 첫문장은 번역이 다 다른데, 민음사 번역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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