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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웃

이번 주제를 받고 ‘기루다’ 미션때의 글들을 제대로 다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글을 잘 못쓰지만,좋은 글이 무엇인지는 안다고 생각합니다.좋은 글은 읽는 사람 마음에 들면 좋은 글입니다.
저한테 특히나 좋았던 글은
“나를 돌보는 여름”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날 울게 만든다” “한 인생에 주어진 사랑이나 미음에는 총량이 있다,내 여동생,나는 아빠의 딸” 입니다
그리고 “ 겨울에서 봄으로 너머가는 계절 사이” 와 ”가나다라“ 시도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건 무모한 용기였습니다.저는 지금 인생에서 가장 방황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안 힘든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도무지 여건이 안따라줍니다 마음에 여유도 너무 부족하구요.글쓰기에 시간을 할애하고 매진하기 참 어렵습니다.
최근 며칠은 마감 한시간 전에 주제 확인 후 오분만에 타이핑하고 제출하기 일쑤였습니다. 글쓰기 실력의 향상보다는 프로젝트를 끝마치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어서 그렇게라도 했습니다.늘 용두사미 인생이었어서 작은 성과라도 내고싶습니다.
각설하고 오늘 제가 영감을 받은 글은 ”매일 기도를 한다고 했던 선생님은 정말로 매일 기도를 했는가?“ 입니다 잘 쓴 글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선생님’이라는 키워드에 영감만 받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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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스승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유일하게 한 분이 생각난다
학교에서는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을 그분께 담임을 맡겼었고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방황하던 학창 시절 혼도 많이 났었지만 나를 포기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해주신 게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을 마지막으로 찾아뵌 건 스무 살 스승의 날 때였을 거다 그때 선생님은 집에 데려와서 가족들을 소개해 주고 손수 밥을 차려 먹인 제자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각별함을 비추셨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인지 운명인지 내가 일하고 있는 가게에 선생님이 오셨다 바로 선생님을 알아봤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선생님을 못 본 척하기로 했다 왕래가 없었던 십 년의 세월 앞에 부끄럽고 어색한 마음도 있었지만 현재의 내 모습을 보여드리기 싫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그렇게 모르는 척 응대를 하니 선생님께서 먼저 나를 알은체하시며 며칠 전 출근하는 내 뒷모습만 보고 알아보고 일부러 찾아온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다른 제자들이 오면 늘 내 근황에 대해서 물었다고, 그러면서도 먼저 연락을 하면 부담이 될까 망설이셨다고 아직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내 이름을 보여주셨다
그렇게 돌아온 내 휴무날 선생님과 식사 자리를 했다 선생님께서는 담임을 맡은 한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마음의 병이 오셔서 교직생활 중 처음으로 일 년간 쉬고 계시다고 근황을 전해주셨다 지금은 꾸준히 운동도 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며 다행히 많이 회복하고 내년에 복직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나도 선생님께 애인의 자살과 내가 겪고 있는 우울증 알코올중독 그리고 처해진 법적 문제들을 고백했다 선생님은 내 얘기를 듣고 한참 생각을 하신 후 말씀하셨다
”이상하게 자네가 신경 쓰이는 이유가 늘 궁금했다네 우리가 정말 인연이거나 아니면 자네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가 있어서 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을 했네 그런데 이제 그 이유에 대해서 알 것 같네 우리는 의외로 닮은 구석이 참 많아서였어 그렇지만 나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선을 넘지 않았고 아니, 못했다는게 맞는 표현인가? 아무튼 자네는 늘 그 선을 너무 간단히 넘었다네 그게 우리가 비슷하면서 다른 점이야 뜬금없지만 요즘 내 표정이 어떤 것 같나? 얼굴 좋아 보이지 않는가? 자네도 이제 선택을 할 때가 온 것이네 그리고 그 선택에 집중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하네 자네 혹시 그러면 그 종국에는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아는가? 바로 평범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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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스승의 날도 있고 흔히 ‘가정의 달’ 이라고 하잖아요 ? 제겐 재앙이 만개하는 오월이었습니다
모두들 이번 달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6월도 화이팅입니다 !

(9.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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