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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웃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한 명만 빼고.
갈래길이 많은 넓다란 거리.
여기저기 왔다갔다 바쁜 사람들.
그 사이 슬쩍 슬쩍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걷는 아이.
어느 누구도 그 아이를 쳐다보지 않는다.
멀리서 눈이 마주친다. 나를 쳐다본다.
‘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무슨 말이 하고 싶어?’
’……‘
눈이 슬퍼진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울고 싶어?‘
‘…’
고개를 젓는다.
눈동자를 아래로 내린다.
울지 못하는 아이.
침묵이 아이를 키운다.
마음 속으로 간 첫 울음이 구멍을 만든다.
두번째 침묵.
구멍에 물이 고인다. 웅덩이가 된다.
세번째 침묵.
호수가 된 구멍.
‘때로는 기침 한 번으로 숨이 트이기도 한단다.‘
기침 한 번이 번져 두 번 세 번이 되면 숨을 토해내는 법을 배운단다.
호수는 고여있다. 하지만 넘쳐흐르다 보면 물길이 트이고 먼 어느 날엔 강이 되어 흐르겠지.
그 강은 흘러 흘러 바다와 만난다.
’어디든 유영할 수 있단다.’
호수에서는 수영하는 법을 배운다.
바다에서는 그저 물에 뜨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배를 띄워 멀리 나아갈 수도 있지.
바다는 끝도 없이 흐른다.
더 이상 고여있지 않아.
흘러갈 뿐.
제자리가 아닌 저 멀리를 바라본다.
바다가 된 아이.
더 없이 깊은 눈.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또 울고 싶어?’
‘아니.’
바닷속에서 눈물은 보이지 않는다.
흐르는 윤슬뿐.
침묵이 아닌 고요.
아, 너는 바다가 되었구나.
더 이상 고여있지 않고 흘러가구나.
다른 사람의 글을 내 맛대로 바꾸기에는 무례하지 않나 싶어 자꾸 멈칫합니다.
익명의 힘을 빌려 다른 맛을 내면 어떨까 조심스레 남겨봅니다.
본문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한 명만 빼고.
갈래길이 많은 넓다란 거리.
여기저기 왔다갔다 바쁜 사람들.
그 사이 슬쩍 슬쩍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걷는 아이.
어느 누구도 그 아이를 쳐다보지 않는다.
멀리서 눈이 마주친다. 나를 쳐다본다.
‘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무슨 말이 하고 싶어?’
’……‘
눈이 슬퍼진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울고 싶어?‘
‘…’
고개를 젓는다.
눈동자를 아래로 내린다.
울지 못하는 아이.
침묵이 아이를 키운다.
마음 속으로 간 첫 울음이 구멍을 만든다.
두번째 침묵.
구멍에 물이 고인다. 웅덩이가 된다.
세번째 침묵.
호수가 된 구멍.
깊은 호수에 빛이 들어설 때가 있다.
때로는 풍덩 뛰어들어
수영을 하는 법을 배운다.
죽어도 들어가기 싫을 때는
배를 띄우는 법을 배운다.
자라고 싶을 때는
나무를 심는 법을 배운다.
물고기를 키우는 법을 배운다.
물길을 내는 법을 배운다.
강이된다.
괜찮은 어른이 된 듯 싶어진 때가 있다.
황홀에 이를 때,
강은 언젠가 바다와 만난다.
바다가 된다.
바다는 끝도 없이.
뭘 배울 새 없이.
배를 삼킨다.
나를 삼킨다.
다시 제자리.
바다가 된 아이를 본다.
더 없이 깊은 눈.
‘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
‘또 울고 싶어?’
‘……’
바다 속에서 눈물은 보이지 않는다.
침묵 마저 삼키는 고요한 저 아래.
끝없는 끝에서부터 휘몰아치는 파도.
나는 아직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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