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실전3
소설
비행기의 하얀 자국이 푸른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순간, 그것이 내려왔다. 하얀 자국의 틈에서 갈라져 터져나온 빛. 평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누워 있던 연하는 그 빛에 눈이 부셔 잠시 눈을 찡그렸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빛은 보이지 않았고 남은 건 오직 하늘을 갈라놓은 평행선의 비행운뿐이었다. 연하는 자신이 요즘 지나친 노동으로 인해 지친 나머지 헛것을 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생각에 몸을 돌려 옆으로 누웠다. 그러자 누군가의 허벅지가 눈에 들어왔다. 허벅지 옆에는 얇고 흰 손가락이 움켜지고 있는 구형의 물체가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연하의 몸은 경직되어 굳고 말았다. 평소라면 연하는 벌떡 일어나 누구냐고 총알을 입과 눈으로 쏘아댔을 터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아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몇 분인지도 몇 초인지도 느껴지지 않는 시간동안 연하의 머릿속은 온갖 두려움으로 가득찼다. 그때 머릿속에서 명료한 음성이 들려왔다.
"나는 당신을 해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나의 목적은 당신에게 행운을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
행운이라는 말에 연하는 자신이 했던 기도를 떠올렸다.
(4.2매)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