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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가장 더럽고 추한 글. 그렇기에 솔직했던 글.
힘들어서 우울했다. 온갖 실수를 저지르고 사람들과 트러블도 겪으면서 내 스스로의 단점을 지독하게 알 수 있었다. 아 이번 기회에 나를 발전시키려 하늘이 주신 기회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건만. 또 벌어지는 실수들과 잘못에 남이 아닌 내가 나 자신을 찌르면서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필요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욕망.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처참히 짓밟히고. 사랑 관심 위로를 받고 싶다는 마음도 짓밟혔다. 스스로를 부정하고 우울에 빠지면 타인에게서 안정을 찾으려 한다. 타인이 나를 구원해주겠지, 이런 나라도 좋아해 줄 사람이 있겠지 착각에 빠져 남의 실낱같은 관심에 좋아라 꼬리를 흔든다. 참 좋아라 하다가 힘들어지는 건 한 순간이다. 괜히 눈초리를 의식하고 그들이 던졌던 비수에 내스스로 다시 후벼파는 나날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기댈 곳이 보이면 기대고 싶어지고 어쩌다가 그 유혹에 넘어가더라도 그 실체를 보고 나서는 안되겠다 싶더라. 일을 하면서 유일하게 늘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건 한숨과 욕지거리 뿐. 그 중 내 단골은 ‘시발’. 참 단순한 욕. 그리고 손가락 욕도 늘었다. 손가락 욕을 하면서 이게 내 스스로에게 날리는 욕인지. 세상에 날리는 욕인지. 뒷담화하는 사람들에게 날리는 욕인지. 어쩌면 모두 다 인 것 같다. 욕을 날리다가도 긍정적이어야지 하며 가운데 손가락으로 괜히 하트 반쪽을 그린다. 그 행동이 참 거지 같은데. 그 행동습관이 내 지금 삶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삶은 살아야 하고, 내가 못남에도 나는 내 육신과 정신을 붙들고 살아야 하니.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수 밖에. 욕지거리를 계속해서 내뱉으며 글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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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생겼을 때 차마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글로 풀어냈던 글. 가장 솔직했기에 기억에 남고. 부끄럽지만 풀어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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