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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그것은 최고의 시기였다, 그것은 최악의 시기였다, 지혜의 시대이기도 했고, 바보들의 시대이기도 했고,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갖고 있었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 모두는 천국으로 향하고 있었고, 또 반대로 가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태호는 은근 뿌듯해졌다. 누군가는 대체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은 이러한 진리를 규정할 수 있다는게 기뻤다. 정반합의 이치를 설명할 수 있는 각각의 사례가 자신의 인생사 경험으로 쌓였다는 것이 이제 그는 피터팬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았다. 일례로 그는 광주 사태를 가슴 절절하게 그리는 소설을 읽어내면서 자신의 시대를 빗대어볼 수 있었다. 진짜 깊고 깊은 어둠의 시대를 지났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내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빛을 보고 맹해진 시야처럼 어두웠다. 태호는 굳게 믿었다. 자신을 버린 부모지만 그들에게도 결코 지금이 봄이 아니었으리라는 것을. 태호는 자신의 길을 가야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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