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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거북한 꿈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이 침대에서 괴물 같은 벌레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 그는 거울 앞으로 가서 자신인지 뭔지 모를 이 존재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흉측했다. 왜 갑자기 자신이 벌레로 깨어나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이런 모습으로는 선뜻 움직일 수 없는 노릇이었다. 우선, 그는 창밖을 내다봤다. 자신만 이렇게 변해버린 건지 확인해 보기 위해. 그런데 전부 벌레의 모습인 것이 아닌가. 하지만 저기 커다란 전광판에는 사람의 모습을 한 사람이 주인공인 광고가 재생되고 있었다. 전부 변한 것은 아닌 걸까.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어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사람들의 모습이 벌레라는 것 말고는 그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기묘했다. 그레고르는 지나가던 행인을 붙잡아 물었다.

"실례지만, 말 좀 묻겠습니다.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변한 건지 알고 있습니까?"

그러자 행인이 대답했다.

"변한 지 얼마 안 되셨나 보네요.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게 없어요. 다만, 변한 사람은 분리가 됩니다. 사람의 형체를 가진 사람들과."

그리곤 어딘가를 가리켰다.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하게 세워진 단단한 벽이 보였다.

"분리라니요?"

"두렵고 싫은 거겠죠. 겉 모습이 이런 게. 속은 그대로여도 말이에요. 변한 저를 보던 아내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네요."

"다시 돌아갈 수는 있는 건가요?"

"글쎄, 모르겠어요. 방법을 찾고 있다고는 하는데."

"어디로 가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까?"

"벽 근처에서 무슨 조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는 했어요. 근데 벽 근처로는 가지 않는 게 좋아요. 반대쪽에서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할 겁니다."

이상한 일투성이였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의문들. 그레고르는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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