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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기묘하고 찌는듯한 여름, 그들이 로젠버그 부부를 전기의자에 앉힌 여름이었다.
"직접 앉아보니 어떠세요?"
그녀의 말투는 매우 차분했다.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인데... 눈으로 쏟아지는 불빛때문에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여보, 정신 좀 차려봐. 여보, 줄리, 일어나봐. 제발...!' 최대한 입술을 달싹거린다. 줄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이 없다.
"아, 아주머니는 깨시려면 시간이 더 걸릴 거예요. 마취약을 한번 더 썼거든요. 원래 불면증이 있으셔서 그런지 꽤나 빨리 깨시더라고요."
불빛 뒤쪽에서 들리는 목소리. 아, 이런... 떠올라서는 안 될 얼굴.
"너... 너는..."
"맞아요. 알아보시겠어요?"
"네가 왜..."
"왜 여기에... 아니, 왜 살아있는지가 더 궁금하실까요?"
기억났다. 아내와 같은 이름의 하숙생, 줄리. 이름이 떠오르자 입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주...줄리, 그때 우리가... 아니야. 우리도 어쩔 수가 없었..."
"아니요, 됐어요. 말하실 필요없어요."
"...아니......"
"처음부터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한 거다, 뭐 그런 말 하실 거잖아요?"
뭐든 말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직도 줄리는 미동이 없다.
"이번엔 진범인 줄리가 심판을 받는 거예요. '가짜 줄리'가 아니라 '진짜 줄리'가요. 설마 이번에도 두둔하실 거예요? 아니면 또 뒤집어 씌우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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