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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했다. ‘인간성’을 검색했다. 사전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었다. 1. 인간의 본성 2. 사람의 됨됨이. 모르겠다. 다시 뒤졌다. 위키백과는 칸트의 사상으로 설명했다. ‘인간다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질.’ 이 정의에서 나아가 질문했다. 나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지. 나를 인간답게 하는 본질은 무엇인지.
언젠가부터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갓생’ 살아야지.” 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 이보다 건설적인 삶이 어디 있을까. 몇 년 전 나는 큰 실패를 경험했다.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다. 여러 일들을 벌였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안 돼.’ 스스로 늘 되뇌었다. 잠을 쪼개가며 잤다. 무리한 업무 지시가 떨어져도 싫은 내색 한 번 안 했다. 나를 성장하게 할 거라며 자기합리화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과로하고 있었다. 갓생엔 함정이 있었다. 아마 나는 미디어에 비친 사람들의 일상만을 갓생으로 여긴 듯하다. 휴식 없이 치열하게 사는 삶을. 저 사람도 저렇게 사는데 나도 그래야겠거니 했다. 아주 맹목적으로. 결국 번아웃이 올 수밖에 없었다. 지금 와 돌아보면 갓생은 상대적인 것이었다. 어떤 이에겐 생산적인 일에만 전념하는 삶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내 몸 하나 건사하는 삶일 수 있었다.
나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 나를 인간답게 하는 본질은 ‘갓생’이 아니었다. ‘휴식’이었다. 더 이상 이렇게 산다면 미래의 나는 없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단기적인 성취감에 도취돼 있었다. 정작 중요한 건 바라보지 못했다. 결론을 내렸다. 이렇게 치열한 삶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매 순간 기분이 어떤지 되묻고, 쉬고 싶을 땐 쉬는 게 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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