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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이군요. 3주. 사실 열심히 안했습니다. 늘 깜빡하고 있다가 자정이 되기 전에 제출했거든요. 그것도 '쓰기'보다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휘갈겨 쓴' 것들이었습니다. 제가 쓴 것들은 글이라기 보단, 짤막한 '메모'에 가까운 것들입니다.
어쨌든 습관이 바뀌는데 걸리는 시간, 3주를 보내긴 했습니다. 일단 저는 함부로 습관을 고치지도, 들이지도 않습니다. 손끝을 꼼지락거리는 습관은 10여년이 넘었지만, 손톱을 물어뜯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게으른 습관을 고치고, 부지런히 글 쓰는 습관을 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과연 글쓰기가 정말 습관이 될 수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하지만 글을 쓰고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며, 이런 변화는 생기더군요. 갑자기 쓰고싶은 글이 많아졌습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글감이 된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글감'이란 비가 내려, 머리를 적시는 기분이랄까요. 영양섭취와 빈부격차에 대한 글을 쓰고싶고, 공용화장실에서 느낀 성적수치심에 대한 글을 쓰고싶습니다. '행복'을 느끼는 과학적, 사회적 방법에 대해 글을 쓰고싶습니다. 김훈의 자전적인 수필을 상기시키며, 부모와 자식에 대한 글도 쓰고싶습니다.
곧 저는 졸업을 합니다. 졸업을 하면 대구를 떠날 것입니다. 연고가 거의 없는 곳에서 필요에 의한 글을 쓸 것입니다. 아주 많이요. 공채 합격을 위한 글입니다. 아마 저는 객지의 외로운 '글 공장'이 되겠죠. 필일일이 글 공장에 마중물을 붓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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