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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약점과 단점
무성하게 뻗은 나무 사이를 활강한다. 날카롭게 이어진 가지들을 아슬아슬하게 빗겨 간다. 눈알을 파고들락 말락하는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곡예 비행. 적절한 시기에 날개를 접었다-폈다하는, 이 역동적인 흐름을 완벽히 읽어내지 못 한다면. 숲은 이내 나의 살덩이를 관통하여 검은 눈물을 울컥 쏟게할 것이요. 마침내 뜨겁고 끈적한 방울들이 땅 위를 점차 붉게 물들일 것이다. 땅덩어리의 다른 생명들은 나의 피를 양분 삼아 꿈틀거리고, 날뛰고, 발광할 것이며. 나는 숨이 완전히 멎을 때까지, 그 짓거리를 바라만 봐야 하겠지.
그렇다고 이제와서 멈출 수는 없다. 속도를 줄일 수도 없다. 아니. 줄이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몸의 깃털을 더 구부렸다. 미끄러운 비탈길을 그대로 타고 내려가듯 속도가 점점 붙었다. 생명의 할당량을 다 채운 이파리들이 매말라 덧없이 벗겨지고, 날이 선 채로 얼굴을 휙- 스쳐갔다. 매마른 땅에는 기복 하나 없이 이번 해마저 월동을 준비하려는 짐승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언젠가 주체가 안 될 정도로 속도가 붙은 탓에, 귀가 먹먹해졌다. 괜히 울음 소리 한 번 냈다. "끼룩 ㅋ." 눈썹 위로 솟은 깃이 깃발처럼 펄럭이고, 쉴 새 없이 나뒹굴며 나약한 과거를 훌훌 털어내듯. 그것은 빠르고 힘차게 나부꼈다. 몸 속의 심장도 무아지경이된 지가 오래다. "쿵, 쿵, 쿵, 쿵." 온 몸을 때리면서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 무수한 의미를 점차 태동했다. 혈액은 전신의 혈관을 타고, 계속 순환한다. 몸에 기생하는 낡고 묵은 노폐물을 붉고 뜨거운 무엇으로 쉴 새 없이 뒤져가며 빠르게 정화해나간다. 날개가 뜨거워지고, 흥분이 고조된다. 아- 이것을 뭐라고 해야 좋을까. 모험? 아니다. 모험인 줄 알았는데, 모험으로는 미처 다 포괄할 수 없다.
그래, '탈피'. 이것은 '탈피'에 조금 더 가깝다. 갑갑하기 짝이 없는 과거 잔재로부터의 청산이요, 매순간 목을 조여온 굴레로부터의 해방이다.
검고 인공적인 노란 빛들이 눈에 띄었다. 보이는 것은 도시였다. 나는 마침내 이 비밀의 숲을 빠져나오며, 광활한 창공을 '쩌저적' 갈랐다. 다가오는 시원스런 바람들이 여긴 짜릿하다. 동공을 확장시키고 홍채를 조여, 눈에 띄는 한 곳을 응시한다.
썰렁한 기운에도 사람들은 우람한 어깨 골격, 매끄럽게 빠진 다리를 치마 아래로 훤히 내놓고 다녔다. 거대한 JBL 우퍼 스피커는 맥박에 맞춰 베이스 소리를 '웅웅' 뿌렸고, 그 주변으로 고개를 까딱거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한 젊은 청년은 술에 취한 상태로 비틀거리는 것이 꼭 발효된 배를 한가득 주워 먹은 들쥐의 모양새다.
그런데 새는 생각했다. "여기에 왜 왔지?"
단점
1. 잘 까먹는다.
2. 마무리가 어설프다.
3. 어디서 본 듯한 문체의 향연.
4. 급하게 마무리.
약점
단점이 노출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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