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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너는 변했다. 아니다. 변하지 않았다. 5년 전과 똑같다.

벌써 5년 전이다.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넌 반복해서 말했다. 칼자루를 나에게 넘겼다. 난 칼을 휘둘렀다. 그렇게 헤어짐을 고했다. 비겁한 아이에게.

‘네 마음 모른척 하지마. 아니다. 네 마음대로 해. 너도 참 대단하다. 겁쟁이에게 용기를 주네. 고맙다.’ 닿지 않을 말들이다. 말문이 막혔었다. 나오는 건 눈물뿐이었다.

끝난 줄 알았다. 미쳤었다. 사랑은 이성을 버렸다. 다시 널 만났다. 그렇게 5년이 지났다. 또 다시 넌 말했다. “모르겠어.” 그 말 이제 진절머리나. 대체 넌 언제 아는데? 네 마음을 누가 아는데?

답답하다. 건빵 같은 놈.

속 터진다. 물러 터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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