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블럭 수집2

어릴 적부터 누군가를 좋아했다.
7살, 처음 좋아한 여자애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
한지은. 그 이름을 몇년을 간직하고 살았다. 타지로 전학을 가서 만나지도 못하면서도. 그저 지고지순한 나만의 짝사랑을 하고팠던건지도 모른다. 그 나이에. 지금 생각하니 귀엽고 우습다.

그러고 상호 합의 된(?) 좋아함은 초등학교 6학년이 처음이었다. 그러고부터 중학생때까지 친구들이 그러하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린 연애를 했다.

그러고 대학생이 되었다.
늘 그렇듯 난 누군가를 좋아했다. 그러나 10대의 끝자락부터 늘 나의 짝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언제나 나의 좋아함으로 끝났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까지도 언제나 그랬다.

그러고 21살, 군대를 가야할 나이가 되었고 ‘군대 가는데 연애는 무슨’ 이라고 마음을 내려놓자 오히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생겼다. 그렇게 오랜만에(?) 연애를 시작했고 장장 7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게 된다.

다음 연애도 4년이란 긴 연애를 하게 되는데,,
돌아보면 난 참 헤어지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도저히 헤어지지 않는 연인, 그게 바로 나였다. 그러다보니 그 끝이 썩 아름답진 않았다. 아니 나에겐 언제나 큰 상처가 되었다.

난 어릴적부터 사랑의 끝은 결혼이다 생각하고 연애를 했다. 그래서 이별을 못했던거 같다. 이런 모습 저런 모습도 다 그 사람의 일부인걸. 그냥 내가 안고 살아가는 거지.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 거니까. 그 사람의 부분 부분을 좋아하는게 아니니까. 그런 생각을 갖고 살다보니 내게 상처가 되는 상대의 일부분도 우선 당장은 내가 아프지만 그냥 그렇게 그부분에 굳은 살이 박히게끔 뒀던것 같다.

반대로 나는 상대에게 그런 부분이 없길 바랬다. 그래서 상대가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해서든 그러지 않으려 했다. 좋게 보면 무던한 사람, 나쁘게 말하면 무색무취의, 재미없는 연애 상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법이 안정감이 있지만 괜히 성가시고 딱딱하듯이, 내가 꼭 그런 느낌을 줬지 않을까 싶다. (내가 법대를 나온것과는 관계가 없다)

연애사로 치자면 두번의 긴 연애는 모두 최악으로 끝맺음을 맺게 되었다. 이번 모각글의 최종 글들의 하나의 주제가 사랑의 아픔이 있다면 그 편에서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써보고 싶다.

그러고서 지금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였고 아이가 생겼다. 이제 나의 사랑은 가족의 사랑이라는 다른 차원의 사랑이 되었다.

다만 슬픈 것은 내가 아이로서 받은 가족의 사랑에 대해서는 왜인지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가족의 사랑’을 내 식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이어서 조금은 아쉽다. 지금 내가 만들어가는 가족의 사랑이 커져갈수록, 이전의 가족의 사랑이란 것이 점점 더 상대적으로 작아져만 가기 때문이다.

이 가족의 사랑이란 주제로도 좀 더 심도있게 글을 써보면 좋을 것 같다.

(7.1매)

2

2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