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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3

언젠가 사랑에 대해 힘차게 말하던 친구의 눈빛. 거기에 사랑이 깃들어 있나. 바닥에 불규칙적으로 흥건하게 떨어진 마른 잎들을 비질로 모아 만든 하트. 거기에 사랑이 모여 있나. 귀 끝이 잘릴 것 같고, 손 끝이 저릴 정도로 추워도기어이 거리로 나와 흔들리는 응원봉. 거기에 사랑이 빛나고 있나.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영영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껴안은 몸에서 발생하는 열기. 거기에 사랑이.
진짜 사랑이 있나.
진짜 사랑을 말하려면 가짜 사랑도 말하고 싶어진다. 겨울만 되면 하트시그널을 다시 본다. 하트시그널을 보고 있으면 가짜 사랑과 진짜 사랑을 구분하고 싶어진다. 이러한 구분 욕구가 유의미한지 무의미한지 유익한지 해로운지 판단이 서지 않은 채로. 총총총. 사랑으로 걸어가는 얼굴들을 생각하면서. 이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당신을 좋아하게 될지 몰랐다는 토로 앞에서.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인 나는 한껏 몰입하면서 그들의 얼굴과 몸짓에 얽혀 있는 감정들을 읽어내보려 한다. 그런데 하트시그널을 몇 번이나 다시 보다 보면 보이는 게 있다.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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