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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곳으로 >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몇 년 전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서 연락이 어려웠던 때가 있었는데 예약 문자로 이 시를 보내줬던 기억이 나네요. 제일 기억에 남는 사랑시입니다.
다들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랍니다.

(1.6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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