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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

<말 없이 물잔을 채워 주는 마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멈출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기왕 하는 사랑이 아름답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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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것들_

마주 보며 이야기 할 때 눈이 부시지 않게 살며시 햇빛을 가려 주는 것
하늘이 예쁜 날 주고받는 푸른 사진
베이글 맛집이래, 슬쩍 건네는 디저트
아무 말 없이 물잔을 채워 주는 마음
노을을 바라보다 옆 사람을 보며 그간의 추억들을 투영시키는 순간

이 사람이 나를 한껏 사랑하다 울게 되면
마음이 아픈 게 사랑일까
귀여워서 웃음이 나는 게 사랑일까

사랑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내가 했던 것들은
정말 사랑이었을까, 고뇌에 빠졌다.

그 사람을 사랑했던 걸까
사랑받는 시간을 사랑했던 걸까
사랑을 주는 나를 사랑했던 걸까
어떤 것이던 사실은 사랑이긴 했을까.

단점을 품어줘야겠다, 생각해 본 적 없다.
이별의 순간을 위해
나는 항상 상대의 부족한 점을 머리에 꾹꾹 눌러 담았다.
심지어 상처를 메모장에 기록해 둔 적도 있었다.
끝을 지을 때 마음 약해질 나를 대비하여,
헤어진 후에 그가 미치도록 그리워질 때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하여.
그래서 나는 매번 사람을 놓는 것에 익숙했다.
많은 이들을 떠나보냈고, 어떤 것에도 간절함이 없었다.
항상 이별은 준비되어있었다.

어떤 것이던 지나치게 사랑하지 않았다.
나도, 사람도, 세상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에 빠진 적 없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애틋함은 늘 따라붙었다.
이 사랑이 언젠간 나를 아프게 하겠지.
하지만 옆 사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다.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과 그대로 해 주는 것이 행복하다.
어떤 대화를 흥미있어 하는지, 어떤 것에 행복함을 느끼는지 아는 것이 즐겁다.
나와의 시간이 그 사람에게 휴식이자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해 준다.
내 마음의 거리는 좁히지 못한 채 상대방을 끌어당긴다.
나는 잔인한 사람이었을까

내 사랑의 총량을 다해 사랑하면, 서로가 다친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풍요롭게 사랑하지만, 온전히 백을 다한 사랑을 하지는 못한다.
내가 가진 사랑의 총량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아서.
지금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언제든지 내 곁을 떠나가도 나는 울지 않는다.
슬프지 않다.
항상 이별을 마음에 새긴 채 살아간다.
나는 혹시 헤어지는 순간도 이별 뒤에도 이 마음이 아직 사랑일까

사랑하는 것이 행복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사실 사랑이 아니라면,
아니면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 말하는 순간마저 아직 사랑이라면.
나는 사랑이 없는 세상에 살아가는 걸까, 온통 사랑인 세상에 빠져있는 걸까.

그저 내 사랑의 온도가 춥거나 덥지 않은 정도를 빨리 찾은 거라 생각하며 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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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삶을 살아보겠습니까?"

나는 인간을 경멸했다.
나는 지금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끓어오르는 참담한 비관을 사랑으로 덮는다.
어떻게 가능한가?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가?‘

서두의 질문은 나에게 있어서 간절했다.
부정의 의미로 말이다.
사랑이 없는 세상에 살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기를 빌었다.
미치도록 빌었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아프게 했다.
사랑 없는 내 세상에서 가벼이 살아가고픈 소망이
결국 나를 판단적이고 극단적으로 만들었다.

마침내 누렸던 사랑 없는 삶은
잔잔히 행복했다.
아프지 않았고, 아프게 하지도 않는다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이는 착각이었다.
수많은 진심을 놓치고, 감사함을 스쳐보냈다.
영영 떠나갔다.
결국 나를 가장 다치게 했다.
사랑 없는 삶은 비참했다.
다시 사랑으로 채우기까지는 꽤 많은 고통이 따랐다.
사랑을 잃어 보니 어느 하나 당연한 것이 없어졌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느끼는 지금의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 사랑의 색감과 형태를 음미하고, 삶을 사랑하는 나를 사랑한다.
당신에게도 지금 유일한 사랑의 색감과 방향성이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을 통해 나는 당신의 사랑이 어떤 향을 내는지,
그 사랑이 다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도록 돕고자 한다.

만연한 사랑_

인생의 지도를 그려 보았는가?
그 지도에서,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의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
당신은 '특정한 목표가 성취되어야' 행복한가?
당신이 다룰 수 있도록 손에 쥐어져있는가, 아니면 아직 좇고 있는가?
행복이 존재로서 특정지어지는가?
그것의 유무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가?
만약, 지도에서 돈과 명예의 존재를 지우면
무엇이 남는가?
당신에게 인생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지도를 말로써 그려 보면 이렇다.
내가 기원한 곳을 찾아 나서고
비로소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되면,
그와 반대되는 길을 걸어 가 본다.
걸은 적 없는 방향으로 몸을 향하며
'여러 사람으로 삶을 살아가 본다.'
'사랑하지 않았던 것들을 사랑해 본다.'
그로 인해 나와 다른 이를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
그것은 방임이나 무관심이 아닌, 직접 겪어 봤기에 그 사람의 생각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존중의 그릇이 커지는 과정이다.
옳지 않은 것, 다른 이들과 달리 나는 사실 추구하지 않았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많은 것들은 실제로 내 동경의 크기보다 빈약하다는 점을 직접 느끼며
나를 더 선명히 그려나가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 그리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생각보다 행복하기 쉬운 사람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더 확실히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강요하거나 추구해야 할 것만 같았던 것들이
나에게는 공허의 크기를 넓히는 물과 같았으며
수분이 빠진 후 사실 내가 필요했던 건 '식사'였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일시적으로 배고픔을 누르기 위한 물은 양질의 영양소를 대체할 수 없었고
결국 당장 눈에 보이는 디저트에 손이 향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더더욱 자극적이고 불건강한 음식을 갈망하게 한다.
행복도 그렇다.
사람들이 돈과 명예와 타인의 인정을 가지기 위해 쫓아가기 때문에, 그것들을 얻게 되면 행복해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허둥지둥 손을 뻗다 보면
끊임없이 나의 환경에 만족하지 못한다.
결국 끝에는 허탈함이 남는다.

행복은 결핍이 채워질 때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감이다.
따라서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해질 수 없다.
내가 이미 가진 것들을 잃은 상태를 상상해라.
비참할 수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라.
그것을 습관으로 자리 잡아라.
그러면 밤공기를 마시며 걷고, 누군가와 눈을 맞추고, 짜릿한 음식을 먹고, 취향의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보는 그 사소한 순간들마저
행복한 삶이라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될 것이다.
작은 것을 사랑할 수록, 더 자주 행복해진다.
만족해라.
더 나아지길 바라지 말아라.
당신의 삶은 이미 많은 사랑들로 풍요롭다.

뇌와 호르몬을 다룰 줄 알면 행복해진다_

뇌는 가까운 이를 ‘나’라고 여깁니다.
따라서 관계가 깊어짐에따라,
내가 하지 않을 말과 행동을 하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되었다’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여
오해가 쌓이게 되겠지요.
오래가는 사랑을 하려면, 상대방을 끊임없이 알려고 해야 합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사랑을 지속시키는 것은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어느 한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사랑할 수록 관대해지고, 품어 주세요.
그랬을 때 떠나갈 이라면
그 사람에게는 당신이 과분하고 벅찬 사람이라는 겁니다.
어떤 과정으로든 떠나갈 사람이예요.
그런 사람은 결국 곁에 남는대도 계속해서 나를 아프게 할 것입니다.
'자존감'을 높이세요.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다른 것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사랑으로 먼저 나를 채운 후에야 안정적으로 사랑이 밖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당신의 사랑은,
’그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저 옆에 있는 내 사람에게 흠뻑 사랑을 주는 성숙한 사람이어서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그런다면 그 사람이 떠나갈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강한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파민'
동기부여와 보상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강한 자극이 반복되면 도파민에 대한 반응이 점점 둔감해집니다.
어쩔 수 없이 이전과 같은 짜릿함을 느낄 수 없는 분명한 이유입니다.
도파민 반응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높은 행복감을 느끼는 ‘도파민 피크’를 자극하지 않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파민 피크 이후에는 도파민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것을 ’크래시‘라고 합니다.
크래시 기간에는 일상적인 활동에서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워지고 무기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도파민 피크와 크래시를 자주 경험할 수록 도파민에 내성이 생기는데, 이것이 나이가 들 수록 우리가 좋아했던 것들에 무뎌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또한 연애의 설렘이 적어지는 이유이죠.
따라서 연애와 다음 연애 사이의 간격이 짧으면 확 짧고, 길면 확 길어지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짧은 연애가 계속 반복되기도 하죠.
크래시 기간을 견디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도파민 피크 중독이 되어 감정적으로 이성을 급하게 찾는 일이 있으면 안 됩니다.
끊이질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진정한 휴식이 사랑에도,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쇼츠, 릴스 등 이 세상이 부여하는 짧고 강한 자극들을 멀리하고
책읽기, 산책하기 등 여유를 가지고 자신에게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잔잔한 행복이 주는 안정감을 무료함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뇌에게 필수적인 '휴식'입니다. 길게 행복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연애에 있어서도 ‘도파민’으로부터 멀어지길 바랍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를 허망한 삶으로 끌고 갑니다.

당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하여_

모든 헤어짐이 잘 헤어진 것이 되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통해 '나에 대해' 깨달아야 합니다.
그 헤어짐이 잘 헤어졌다며 상대를 깔아뭉개는 것이 아닌,
내가 감당 못하는 것과 내 한계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결혼은 내가 좋아 죽는 몇 가지의 이유로 결정을 하기보다,
‘상대방의 단점이 내가 감당 가능한 부면인지’를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상대의 단점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e.g. 나는 즉흥적인 성격은 당황스럽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흥미로워서 좋기도 해. 하지만 계획적인만큼, 자신이 무엇인가를 통제하려 하고 판단적인 사람은 벅차. 그래서 난 차라리 즉흥적인 사람을 만나야겠어.)

사랑은 소금의 달콤함과 같습니다.
본래의 용도인 짠맛의 가미가 아닌, 디저트에 뿌려졌을 때 흥미롭게 단맛을 극대화시킵니다.
단맛을 더 내려면 설탕을 더 넣으면 된다 생각하지만, 소금을 조금 뿌려 봤을 때만이 낼 수 있는 풍미와 은근한 감칠맛이 있습니다.
사랑도 그렇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히 감정을 나누고 원동력이 되는 것을 넘어서서
내 삶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역할로서 맛을 풍부히 만들어 줍니다.
좋아하지 않던 장르의 노래를 찾아 듣게 만들고, 아침밥을 챙겨 먹게 하며, 커피 대신 맛있는 껌을 고르게 합니다.
사랑마다 그 사랑만이 줄 수 있는 감칠맛이 있어요.

사랑의 형태는 워낙 다양하지만,
‘나에게 향기로운 사랑’이 어떤 색감과 어떤 맛을 가졌는지를 먼저 알아보길 바랍니다.
대신 그 사랑으로 다른 사랑을 판단하지 마세요.
나에게 향긋한 이 사랑이
다른 이에게도 그럴 것이라 여기지 마세요.
누군가와 사랑을 하게 되면
내 취향이 아닌, 상대방에게 향기롭고 맛있는 사랑을 건네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서로의 관계가 깊어질 수록 상대를 '나'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의 사랑이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 고찰하고 이해하여 끊임없이 나를 설득시키던,
자신이 없다면 그 사랑의 형태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세요.
저는 그저 당신이 다치질 않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결국 결론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최대한 많은 것들을 사랑해 보고
다양한 사람으로 살아가 보고
이를 통해 내 사랑의 색감을 찾기
행복에 대한 세상의 기준을 좇지 말기
내 행복은 내 안에서 찾기
나를 먼저 사랑해 주기
사랑마다 방향성이 다름을 인정하고 결혼은 그 결이 비슷한 사람과 하기(결혼 후에는 다른 점을 흥미로워하기, 보완이 된다 여기기)
작은 것들을 사랑하고 만족하며 세상을 살아가기(가장 행복하고 풍요롭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하므로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기

이쪽으로 유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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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
따라서 어차피 태어난 인생, 다채롭고 풍요롭기를 바란다.
덜 아프기를 바란다.
최대한 많은 것들을 사랑해 보길 바란다.

(31.4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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