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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란?
나를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았다. 어느 날, 나는 스스로를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걸 깨달았다. 혹시나 세상에서 내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드라마처럼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면 나를 회고할 기록이 너무 없지 않은가. 무수한 생각을 하고 오백 가지 의견을 피력하고 엄청난 감정을 느끼는데 내 안에만 내가 남아있다니. 이 세상에서 나라는 사람이 묘연했다. 무형의 자아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 기억해 주지 않으면 나를 종종 까먹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기억의 대상을 나로 정했다. 리멤버 마이 셀프 이런 느낌으로.
사람은 자신만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고 한다. 나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얼마나 할까? 기록이 남지 않으니,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예쁜 글씨로 꼭꼭 눌러 적을 것들 말고, 미적지근하게 식었거나 지나치게 맹렬한 것들에 대한 흔적. 글 쓰는 건 아무래도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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