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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반대를 생각한다. 불행이겠지. 불행을 알면 행복을 알게 되는가. 저 섬에는 꽃이 피었는가. 피었다고 말하면, 우주에는 쓰레기가 가득가득 거드름 피우며 돌아다니고 있으니 실은 이 불행이나 행복이나 그 쓰레기보다 작다는 생각이 들면 난 무력해진다. 무력은 당연하다. 삶의 동력은 어디서 올지 모른다. 모르기에 열어둔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무력감에서도 올 수 있다. 그래서 불행을 알았는가. 불행은 가지지 못한 데서 온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지지 못해서 불행해진다고 믿고 싶은 것이겠지. 가지면 행복이 된다는 건 역으로 말하는 일이지만, 이 역이 꼭 정답으로 통하지 않으니. 반대를 생강했다. 불행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말하기 전에 불행에 대해 많이 말해서 이미 행복을 말하기가 부끄럽다. 그래도 하나, 오늘 행복했다. 오늘은 반복되지 않으니 행복도 반복되지 않는다. 다르다. 매일매일 찾아오는 행복은 다르다. 그러니 잡아야 한다, 찾아야 한다. 행복해지겠다는 강박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모순 너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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