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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아마 계속해서 곱씹게 될 문장입니다.
‘정확히 같은 부분이 고장 나야만 이해할 수 있는 슬픔이 있지’ - 일란성 슬픔 쌍둥이 슬픔, 유선혜
‘정확히, 같은, 부분, 고장나다, 이해, 슬픔, 있다.’로 구성된 문장입니다. 이 중에 일반적이지 않은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다분히 일반적인 것인데도, 저는 마주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가 경험하며 느낀 것과 닮아서 슬펐습니다. 이해받지 못했던 슬픔들이 떠올라서 울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봐도 의미를 깨달을 수 있어 맴돌았습니다.
아마도 유선혜 시인 또한 그러한 경험이 있었겠지요. 그러니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리고 그녀가 택한 ‘그대로, 그냥 그대로. 꾸며내지 않고 원형을 녹여내는’ 방식이, 제 눈물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임을 알고 맙니다.
그 후, 저는 지금까지 썼던 방식을 갈아엎었습니다. ‘솔직함이 곧 문학이고, 비유와 어려운 단어에 치중된 것은 내 길이 아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문장이야.’라고 생각하며 말입니다.
‘나는 생각으로 죽고 싶고,
생각하지 않음으로 죽고 있어.’
방식의 변화 후 썼던 문장 중 하나를 가지고 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흐름을 잃지 않고, 흐름에 저를 더 불어넣을 수 있는 길을 연구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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