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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네잎클로버보다 세잎클로버가 좋다.
- "도지사 변했어요. '오히려 좋아요'하는 사람이었는데..."
정신적 지주 1이 나에게 말했다. 앞에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바보처럼 웃어 넘겼다. 집에 돌아오는 길 머릿속에 또 검은 글씨들이 가득 찼다. 어두움이 몰려온다는 신호이다. 왜 이럴까? 바뀐 것을 인정하기 싫은지 생각이 많아지고 불안이 몰려온다.
깨끗이 씻고 다시 생각했다. 왜 이럴까? 과거에 내가 좋아했던 내 모습이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싫다. 외면했다. 하지만 직면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한다고해서 과거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길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변했다는 말에 대한 마음과 생각을 전하자,
"제주도 가자."
해녀가 꿈이었던 그녀가 비행기표를 예약해버렸다. 제주도의 설산을 등산시켰다. 저렴하고 달달한 막걸리, 맛있는 음식을 먹이며 여름에 와서 뿔소라를 잡아주겠다고 한다. 오래된 집에 누워 바쁜 것 없지 않냐고 푹 쉬게 했다.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나의 투정을 다 받아주었다.
갑자기 그녀가 말했다.
"좀 쉬는게 어때요?"
맞다. 나는 쉬지 못했고, 쉬면 병이 난다. 누군가 끌고 가줘야 겨우 쉬고 여행한다.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다.
꿈 같은 기억 속의 나는 '행복하다'라는 말을 달고 다녔다. 누군가는 나에게 "행복이 도대체 어떤 느낌이야? 그렇게 자주 느껴도 되는거야?"라고 물을 정도로 나는 행복했고 그것을 맘껏 표현했다. 음, 다시 생각해도 진짜 꿈같다.
여행에 돌아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나에게 수많은 행운이 왔다. 나는 그 행운을 온전히 즐겼는가? 못 즐겼다.
러키비키라는 어절이 유행할 때, 청개구리 심보로 세잎클로버를 꺼내들었다. "나는 행운보다 행복이 좋아요. 행운이 아무리 와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감사하지도 즐기지도 못해요." 무심코 했던 말이다.
미래의 내가 찾아와 귓속말로 했던게 아니었을까? 지금 누군가 행복하냐고 물으면 그제서야 끄덕이고 웃는 정도이다. 솔직하지 못한 것이다. 내 입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말할 수 없다. 왜냐면 그때 느꼈던 행복의 감각이 지금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냥 좋다. 만족스럽다. 이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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