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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

느낌이란 게 있지 않은가. 믿어버리고 싶은. 잘 맞을 거야.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 사이는.
허나 쉽지 않다. 사람 사이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자꾸 작아졌다. 눈치가 보였다. 시작됐기 때문이다. 나부터 의심하는 일. 온몸이 굳는다. 두 눈이 흔들린다. 뭘 잘못하고 있나. 나는.

그가 내게 말한다. "왜 이리 생각이 많아?" "답답해." 그리곤 덧붙인다. 빙빙 돌려서. 그러나 똑바로 들린다. 그가 하고 싶은 말. "내가 맞아." "넌 틀렸어."
쌓이고 쌓인다. 괴롭다. 즐겁지 않다. 속으로 외쳐본다. '넌 뭐가 그렇게 맞는데?'

사실 나도 안다. 네가 다 맞지 않다. 내가 다 틀리지도. 어떻게 흘러갈까. 우리 관계는.
나를 단단히 세운다. 마음에 여유를 만든다. 조금 더 두드려보려고. 싫지 않은가 보다. 아직까지는.

(2.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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