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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지금 읽고 있는 책들도 줄을 긋고 담아 두고 싶은 문장이 제법 있다. 그런데 대부분 줄을 그어놓고 끝이거나, 옮겨적고 싶은 건 아니다. 그래서 예전에 썼던 필사 노트를 뒤적거려봤다. 마음 맞는 시 몇 개, 그리고 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이 실려있다. 단편 소설 중 전체를 필사한 것은 이 작품이 유일하다. 어떻게 내가 살지 않았던 그 시절이 뭔지 알 것 같은 글을 써내리는지. 어떤 단편이든 정말 인물이 살아숨쉬고, 사람 가슴을 후벼파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빙빙 둘러 말하지 않고 서사도 낭비가 없다. 그동안 많은 작가들의 글을 좋아했지만 가지고 싶은건 아마 박완서의 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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