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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1

보이스피싱.

2달 전, 큰 사기를 당했다.

2천만 원을 잃었다. 순식간이었다. 내 통장들도. 모두 대포통장이 됐다. 피해액도 어마어마하다. 5억이 넘게 연루됐다. 인터폴로 넘겨졌다. 정신이 나갔었다. 죽고 싶었다.

나는 빚이 없었다. 내 인생의 목표였다. 빚 없는 삶. 부유하지 않아도 된다. 간소하게 사는 삶. 분수를 아는 삶. 내 입에 풀칠만 하자. 그렇게 살았는데. 대출사기. 사기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하루하루 피가 말랐다. 누군가에겐 적은 돈. 나에게는 너무 큰돈. 뭐에 홀린 듯이 지나갔다. 바로 경찰서에 갔다. 7시간 조사를 받았다. 이후에도. 계속 연락이 왔다.

나는 무죄였다. 하지만 현실은 지옥이다. 나는 울고 있지 못했다. 무죄를 입증해야 했다. 이 어찌 지옥 같은지. 아직까지 연락이 온다. 전국 팔도의 경찰서에서.

죽을 수 없다. 이런 일에. 자연재해 같은 것이다. 인생이 이런 걸까. 돈이 없다는 것. 그것을 넘어선 일. 눈앞이 아득했다. 마이너스 통장. 이런 거구나.

자의가 아닌 타의. 그 현실은 지옥 같다.
나는 지옥길을 걷고 있다.

(2.8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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