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종말 청춘의 끝 맥주 한 캔에 모든 점막들이 부어 숨을 막고 아 이대로 세상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소망하고 그래도 기도는 안 했어 진짜 바라는 건 아닐 테니까 면봉처럼 미용된 강아지는 부재를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느라 3초마다 고개를 바짝 쳐든다 바보야 오늘은 안 와 오늘은 너랑 나 둘 뿐이야 이해할 리 있겠냐마는 걔가 왜 그렇게 시를 써댔는지 알겠다 술을 왜 그렇게 마셔댔는지도 알겠다 술을 마시면 시가 나오고 시가 나오려면 술이 들어가야 하고 모든 예술가는 알코올 중독자 모든 환자들도 뽀뽀를 받는 강아지는 한숨을 푹 쉰다 강아지의 한숨은 조금 다른 의미라던데 그런 것까지 다시 찾아볼 여유는 없다 분열된 정신 그러나 일하는 육체 노예의 피를 타고난 건가? 점장은 그렇게 말하고 나는 그냥 웃는다 미대 나온 전여친은 백수라서 매일 앞날 걱정이나 한댔다 앞날을 걱정할 자격은 돈에서 나오는 것도 모르고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 한다 철이 들 필요가 없는 건지도 모르고 사람들은 자꾸 뾰족한 말투로 명령한다 이것 좀 가져와보세요 이것 좀 자르세요 자기들이 찌르는 게 풍선인 줄도 모르고 인격 없는 로봇을 대하는 것마냥 푹푹 찌른다 오늘은 테이프도 붙이지 않은 부분을 찔렸다 펑 그런 환청을 몇 번 들었다
등록번호 : 100015
이 시는『유리』 님이 쓴 것입니다. 작가 프로필 보기(클릭 이동)
●작가의 한마디:
"결국엔 사랑이 모든것을 구한다"
●인스타그램:
"gnoeyguoy"(클릭 이동)
의견남기기
댓글은 수정, 삭제가 불가능합니다.
👍 183일 전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182일 전
글을 적어내려가듯 삶을 살아가는 작가님. 늘 지켜보고 있답니다 181일 전
삶은 아픔의 연속이고 그 아픔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부터 온다..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181일 전
버닝이 팍 떠오르는 시였어요. 정말 강렬합니다! 176일 전
홈으로(H), 작가프로필(P), 작가목록(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