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쯤 나의 시에
날개 꽂아줄 수 있습니까
설령 그 날개 꽂아준다고 하여도
이 텁텁한 허공이나 시원하게 그어줄
바람칼 될 수 있습니까
시인의 뭉툭한 태만과 나태는 한순간
그 어떤 것보다 예리한 것으로 변하여
시대를 긋는다 믿는데
그것들은 기껏 해봐야
나의 주머니 속에서 송곳 되어
허벅지만 찔러대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들어차는 가래들이
기침을 애타게 부릅니다
목에 커다란 상처가 날 것 같습니다
목에 상처 사이로 글들이 삐져나올까요
이럼에도 계속 써 내려가겠지만
...
내던져진 시들에 한없이
초연해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