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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2010년 당시 Moma 사상 가장 큰 전시로 손 꼽혔던, 마리아 아브라모비치의 회고전.
처음 그녀가 자신의 룰을 깬 단 한명.
22년 만에 마주한 옛 인연이자 10년을 넘는 시간동안 가족이자 연인이자 동료이자 친구 였던 울라이.
그들은 1970년대 처음 만나 10여년간 함께 작업해왔다.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신체를 이용한 행위 예술은 최소한의 장치로 생명을 내던지는 작업이었다.
서로의 머리를 묶고 17시간을 등을 기대앉아 각자의 에너지를 하나로 엮으려던 [Relation in Time], 코를 막은 채 서로의 입을 통해서만 호흡을 하는 [Breathing In / Breathing out],
마리아의 심장을 겨냥한 화살. 화살대는 마리아, 화살촉은 울라이가 쥐고 팽팽하게 당긴 텐션을 유지하는 [Rest Energy]
그들의 모든 작품들은 고요 속에 결코 고요할 수 없는 숨을 쥐는 긴장감을 유지한다. 서로의 신뢰와 신뢰를 켜켜이 쌓아야지만 가능한 작품으로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들의 이별 또한 세상의 관심이 모아졌다. 90일간 각자 만리장성 끝에서 시작해 중간지점까지 끝없이 걸어 마주하는 그 순간 각자의 길로 나아가는 마지막 예술 작품[The Great Wall Walk]. 이별을 향한 90일의 발걸음이 어떨지 또 한 번 재고하게 된다.
이후 마리아는 인간의 신체성을 통해 인간을 시험하고 관계와 본질을 시사하는 행위예술을 이어왔다. Moma 회고전
전시 마지막 날 울라이가 마주 앉았다.
서로만이 알 수 있는 눈빛과 끄덕임 사이 결국 마리아는 눈물과 함께 손을 뻗었고 둘은 웃으면 맞잡았다.
끝없이 호흡을 공유하고 감정을 교류하며 서로를 기억하고 응원하는 관계는 많지 않기에 또 한 번 사람과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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