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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세트장, 혹은 전시장. 아무것도 없는 빈 방.
정사각형의 넓은 방에 벽을 따라 관객들이 둘러 서 있다. 관객들은 방의 중앙을 구경하고, 촬영한다.
관객들의 시선이 꽂힌 건 한 여인.
방 중앙에는 평범하디 평범한 작은 나무 책상 하나와, 그 책상을 중심으로 마주 보고 놓여 있는 평범한 나무 의자 두 개.
한 의자에는 중년의 여성이 앉아 있다. 그녀는 발을 전부 덮다 못해 땅을 끄는 길이의 아주 새빨간 드레스를 입고 있으며, 그런 의상과 대비되는 새까맣고 긴 머리를 한쪽 어깨 위로 넘긴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누가 맞은편 의자에 앉아도,
그녀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아무 의미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검은 수트에 스니커즈를 신은 중년의 남성이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그는 머리도 수염도 회색빛을 띠었으며, 안경은 눈이 아닌 머리에 꽂았고, 목에는 여성과 같은 붉은색의 옷깃이 눈에 밟힌다.
여성은 그 남성이 기다리던 사람, 그 사람이었을까.
서로 눈을 마주치자 여성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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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못 쓰겠어요
기권
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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