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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웃
며칠이 지나, 수빈은 말했다. 이번 주말에 벚꽃 보러 가지 않겠냐고.
재윤은 다가오는 시험에 대한 부담감, 일주일에 4번 가는 카페 아르바이트, 과외 학생을 위한 수업 준비 등 할 일이 많았지만 고민 끝에 수락했다.
재윤에게도 기분전환이 필요했기에.
이른 아침, 수빈은 설레는 마음으로 무엇을 입을지 거울을 보며 패션쇼를 열었다.
이른 아침, 재윤은 늦은밤까지 공부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씻으러 침대를 나섰다.
지하철 안, 재윤은 쉽게 가시지 않는 피로를 조금이라도 풀어보고자 쪽잠을 청했다.
택시 안, 수빈은 힘들게 한 머리가 망가지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하며 거울을 봤다.
그렇게 둘은 만났다.
재윤은 수빈의 흩날리는 머리칼을 보았다. 좋은 향기가 났다. 예쁘다고 생각했다.
수빈은 재윤의 축 처진 어깨를 보았다. 피곤해 보였다.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둘은 나란히 걸었다. 큰 말을 하지는 않았다. 바람이 대신 말했다. 꽃잎이 웃음 대신 흩날렸다.
사진도 찍었다.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어느새 재윤의 표정이 편안해졌다. 수빈은 그걸 보고 살짝 안도했다.
강가를 따라 걷던 중, 수빈이 물었다.
“너는, 나랑 있으면 불편해?”
재윤은 걸음을 멈췄다. 아니라고 대답하려다, 잠시 망설였다.
“불편한 건 아닌데, 가끔은 그래.”
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너무 쉽게 사는 것처럼 보여서?”
재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벚꽃이 그 사이를 지나갔다.
“너한텐 사소한 게, 나한텐 노력이라서.”
재윤의 말에 수빈은 입술을 깨물었다.
“알고 있었어. 근데, 잘 모르겠더라.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곧게 닿을 수 있을까, 오해 없이...”
재윤은 웃었다.
“그걸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그리고는, 아주 작게 덧붙였다.
“진짜로.”
그날, 둘은 공원 끝자락 작은 벤치에 앉아 해가 질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일상 얘기, 과거 얘기,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얘기까지.
수빈은 여전히 여유로웠고, 재윤은 여전히 조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날 이후로 두 사람은 조금 더 서로에게 닿았다.
기분 좋은 날이었다.
원문의 글을 읽는데, 글의 한 장면들이 눈 앞에 보였어요.
단편 드라마 같았달까요.
글을 읽고 난 후에 둘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잘 살고 있을지, 싸우진 않았을지 뒷이야기가 궁금했었는데 마침 이런 미션이 생겼네요!
두 사람의 뒷 이야기가 있다면 이런 일들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하면서 써 보았습니다.
원글에 미치지 못한 글솜씨지만, 제 마음이 담긴 샤라웃이 닿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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