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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웃

<닫힌 문>

수많은 문들이 보인다.
살면서 수없이 지나쳤던 문이
오늘 처음으로 두드리는 문이다.

문은 세계의 눈꺼풀
열어보지 않았던 문 뒤엔 누가 있었던 것인가?
열었던 문들엔 각각의 우주가 있었는가?
다시 열어봐야하는가?
나의 집 현관부터?
지드 선생님?

틀렸다
문은 열리는 순간 끝나버린다
차라리
문을 두드리거나, 기다리거나
열린 문보다
닫힌 문에 귀기울이거라
닫혀 있는 모든 문 뒤에 신이 있다
열린 문은 부족(不足)함을 알리고
닫힌 문은 그 자체로 충만함의 뜻이다
생각해보라
사람들은 죽을 때 눈을 감는다


북마크 한 글의 아래 대목에서 문장구조와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또, 앙드레 지드의 문장(닫혀 있는 모든 문 뒤에 신이 있다)을 인용했다. 북마크한 글에선 ‘열린 문’을 긍정하지만, 지드의 생각을 빌려 ‘닫힌 문’에 대해 말해보았다.

수 많은 눈들이 보인다.
오늘 처음으로 마주친 눈이다.
아니, 어쩌면 살아오며 수도 없이 마주쳤던 눈이다.
눈은 마음의 문이다.

(2.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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