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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낮잠과 비슷하다.

어제도 밤새 일했는데, 오전부터 할일이 쌓였다.
할 일엔 끝이 없다. 하나를 마감하면, 또 다른 하나가 쌓이니까. 육체가 하나인 것이 원망스럽다.
아직 머리를 더 굴릴 수 있는데, 내 육체는 멈추라 소리친다. 그래, 나는 피로누적이였구나. 깨달았다. 그때, 잠시 누웠다. 따스한 햇살에 나도 모르게 한숨 잤다. 달콤한 잠에 기분은 꽤나 좋다.
그런데 내가 피곤했었나? 가벼운 잠 하나에, 오전의 기억이 가물해졌다.
단순하네. 고작 작은 낮잠 하나에 회복된다는 것이. 조금 허무하기도, 개운하기도 하다.
잘됐다. 다시 오후의 할일을 하러가야겠다.

욕망을 이룬다는 것의 이치가 이와 같다.

이룰 때까지는 끝없이 피로하고 피곤한 길을 간다. 나는 더 할수있는데, 더 해야되는데.
하나씩, 이루고 나면 달콤함은 잠시, 기분 좋기도 허무하기도 복잡 미묘하다. 내가 힘들었었나? 가물해져 다시 그 길을 간다.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다. 수백번의 잠을 자고 깨고를 반복하며 좇아가야되는 아주 깊은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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