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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란 여행 가기 전 수도 없이 확인하는 일기예보와 비슷하다.

뚱한 표정, 틱틱 거리는 말투, 차가운 눈빛. 누구와도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 보이던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나 또한 그와 친구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사람은 누군가의 마음을 더 쉽게 녹여버릴 수도 있다는 걸 간과한 채. 무방비 상태에 쳐들어온 다정함은 한 번 더 그 사람을 쳐다보게 했다. 숨겨 놓은 또 다른 모습이 궁금해졌다. 귀여운 버릇이 있을까. 술에 취하면 어떻게 망가질까. 웃는 얼굴이 참 따뜻했다. 비 모양이 가득한 일기예보와는 전혀 달랐던, 그 여행 내내 선물처럼 내린 어여쁜 햇살처럼.

누군가에게 받는 첫 느낌의 이치란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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