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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3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의
사촌인 에덴 크루디의 경우
나에게는 10만 파운드가 떨어졌다. 젠장, 결국 내 말을 안 들었군. 나한테 30만 파운드만 맡기면 돈을 두 배로 불려준다니까. 멍청이 천지인 가족들한테 왜 돈을 나눠준 거야. 내가 분해하자 아내는 나를 위로했다. 그래도 이게 어디예요. 일단 이 돈으로 급한 빚부터 갚아요. 아내의 조언은 현실적이었다. 10만 파운드면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하지만 불은 더 커질 것이다. 나에게는 이것저것 다 합쳐서 25만 파운드의 빚이 있었으니까. 10만 파운드를 다 쏟아부어 빚을 갚는다고 해도 15만 파운드의 빚이 남는다. 그 빚을 다 갚으려면 나는 죽을 때까지 공장에서 나사를 조여야 한다. 나사를 조이다가 내 목을 조르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나를 떠나지 않은 사랑스러운 아내와 매일 산책하러 가자고 조르는 강아지 도리무가 있었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10만 파운드를 나에게 준 사촌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의 최측근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그의 행적을 지켜본 바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차례의 열차 탈선에도 타박상과 골절을 제외하고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배가 침몰할 때도 다른 승객들과 함께 구명보트에 올라타 살아남았다.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도 그는 한 번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그의 목숨을 가장 위협한 건 벼락이었다. 비는 오지 않고 먹구름만 가득했던 날, 그는 고장 난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기 위해 자동차 보닛을 열고서 엔진을 살펴보는 중이었다. 갑자기 그의 주변으로 수차례의 번개가 연속으로 떨어졌고, 그중 하나의 번개를 직방으로 맞아 한 달 동안 혼수 상태로 병상에 눕게 되었다.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했다. 가족들도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그가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는 토르의 피를 이어받았는지 거짓말처럼 혼수상태가 된 지 32일째 멀쩡하게 일어났다. 현대 의학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의사는 말했다. 그저……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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