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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3

'너는 원래'라는 말이 싫었다.

태어날 때부터 행운의 범주 안에 존재했다.
딸이 귀한 집안이었고 오빠가 있는 막내였다. 집안 어른들에게도 유달리 예쁨을 받았다. 동네 어른들은 볼 때마다 보조개를 한번씩 찔러보며 귀여워했다. 생일잔치에서 할아버지의 무릎은 항상 내 차지였다.

시내로 나가는 길, 아빠는 버스에서 서서 가는 한 시간 내내 한 팔로 나를 품에 안고 있었다. 엄마가 곱게 땋아준 머리는 유치원 선생님들을 매일 감탄하게 했다. 오빠도 여동생을 혼자 두고 놀러나가는 법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가족들이 만들어준 행운을 먹고 자랐다.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요.'

울어도 선물을 받았을 테지만 울어야 할 만큼 서러운 일도 없었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운 좋게도 예의바르게 자랐다.

사촌들을 포함해서 오빠는 넷, 언니는 둘이었다. 한 명은 고모의 딸이고, 다른 한 명의 언니는 맏이였기에 나보다 조금은 덜 예쁨을 받았다. 나는 언니들에게도 예쁨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명의 언니가 사라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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