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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
하루하루 쓰다보니 결국 오늘이 왔네요. 21일 동안 글을 쓰는 것은 괴롭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등산을 할 때마다 내가 왜 이걸 또 하려고 이 먼길을 왔지 싶은데, 거의 다 내려왔을 때쯤엔 항상 다음 산을 생각하거든요. 글쓰기도 저에게는 매일의 고민이었고 기대였고 숙제였고 희열이었습니다. 매일의 습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끌려 쫓아가다보니 올 수 있었지만 스스로 해내고야 마는 때는 언제쯤이 될까요. 그래서 다음 시즌이 금방 오면 좋겠어요. 그렇게라도 계속 끌려가고 싶어서요.
개인적으로는 샤라웃 미션과 피드백 미션이 제일 좋았습니다. 모든 글에 댓글을 남기는 활동도 좋았어요. 하루 정도는 미션 없이 최소 100자 이상의 댓글을 특정 미션글에 다 남기는 날도 있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차분히 글을 읽고 뻗어나오는 생각을 글로 풀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아쉬웠던 점은 다른 분들의 글을 읽을 여유가 적었다는 점 하나입니다. 이제 끝났으니 차분히 읽어보려고요.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아도 그냥 매일 나의 언어를 정리해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글에 정성스럽게 고른 단어로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이 계셔서 더할 나위없이 기뻤어요. 익명에 기대어 뭔지 모를 용기로 저도 많은 글들을 남겼습니다. 대댓글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댓글이 익명으로 처리되니 불가하겠지요? 그렇다면 댓글 좋아요를 누를 수라도 있으면 감사의 마음 표현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눠준다는 것은 정말로 벅차거든요.
그저 나의 글을 적었을 뿐이었다고 했지만, 제 글이 베스트에 오르면 그것도 참 기뻤습니다. 결국 모든 활동은 작가가 작업을 하고 골방에 묻어두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했습니다.
대구에 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과 모두를 알지 못해서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공존하는 3주였습니다. 쇼츠를 보면서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줄고 흰 화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어요. 또 좋은 글로 만나요. 오래오래 해주세요, 모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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