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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
정말 억지로 마지막까지 왔습니다. 20일 '피드백' 주제는 얼마나 하기 싫었는지 첫날 베스트픽에 선정된 '나에게 글쓰기란?' 주제 글에서 가독성이 좋게 엔터 몇 번만 치고 제출했습니다. 퇴고하려고 해도 딱히 가독성 말고는 수정할 것이 없더라고요. 정말 운이 좋게도 첫날 베스트픽을 받았고 그 힘이 20일이 지난 후에도 베스트픽이 되어 힘을 이어간다고 생각하니 글의 힘이라는 것은 대단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첫날과 20일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베스트픽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읽히는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겠지요. 첫날 운이 좋게 읽히는 글을 썼고 그 이후에도 소중한 하트들을 받아왔지만 점점 힘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후반에는 200자 맞추기에 급급한 날도 많았습니다(물론 일정이 바쁜 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주제를 받으면서 '십자군', '하루키'처럼 재미있는 주제도 있었지만, '뒤집기'라거나 '상상' 같은 굉장히 어려운 주제도 많았습니다. 특히 '뒤집기'는 오프라인에서도 글을 썼지만 도저히 어떻게 읽힐 글을 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추측하건데 인사이트 부족이 컸던 것 같습니다. 남들이 모르는 인사이트를 통해 타인의 생각을 뒤집는 깨달음을 주기까지는 힘에 부쳤던 것 같습니다.
기록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자그마한 불씨만 있으면 어떤 주제를 만나도 두렵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기록하는 삶을 살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기록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기록을 하던 시절에 대해서 쓴 '나에게 글쓰기란?' 주제 글과 그 시절에 썼던 '기루다' 주제 글은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어떻게 저런 글을 썼지? 의문이 생길 지경입니다. 실력이 퇴화한 것 같습니다. 다시 갈고 닦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의 저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때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회를 경험하고 난 후 극심하게 자신감을 갉아 먹혔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지요.
이 도전을 하기까지 마지막까지 고민했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미루다 가장 마지막 참여자가 되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크리스에게 감사합니다. 다른 참가자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 여정을 종착지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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