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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

모각글 시즌4행 버스에 종착지가 있다면 그 곳은 어디일까요? 종점까지 가는 거라면 살포시 창가에 머리를 대고 졸아봅니다.는 무슨. 글 다 쓰고 잡시다. 오늘까지가 만 21일입니다.

오늘 주어진 글감을 주우려 모각앱에 모였다가 흩어져 각자 처소에서 글을 쓰는 경험. 체험형 작문 코스를 누빈 기분이에요. 머쓱하게도 제게 참가비는 꽤 큰 돈이었습니다. 얼마 전 방송 촬영을 하고 받을 돈을 땡겨서 쓴 거였죠. 이 자리를 빌어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온라인 개더링을 참여할 때, 글쓰기에 집중을 하라는 무언으로 자막으로만 뉴스를 보셨거든요. 보증금이 아닌, 벌금이 아닌, 비용 지불 글쓰기는 생경했어요. 오히려 전당을 잡지 않았기에 쿨하게 글쓰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형성하고, 같은 주제 다른 글을 일시에 보면서 영감을 얻고 인사이트를 늘리고, 익명과 온라인이 주는 장점을 취해 허심탄회한 글을 쓰는 용기와 대범함, 좋아요와 댓글 북마크와 포인트-경험치-레벨업이라는 게임 시스템으로 스스로와 선의의 경쟁을 벌여보는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낼만 했고 쓸만 했습니다.
또 모각글만의 장점으로는 크리스가 큐레이션해준 읽어볼만한 글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앵콜을 외치게 되는 첫 주차 링크들. 그리고 출장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던 기자의메모법 세미나. 못 가서 샘이 나. 나 대신 누가 가줬으면 하며 인스타그램에 올렸지만 제 지인은 메모에 관심이 많이 없었던 걸로... 다음에 오픈 강의가 열리면 꼭 가볼라요.

내 생각을 글자로 옮기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마치 첫 미션이었던 나에게 글쓰기란? 2편을 쓰는 것 같은데요. 글자가 아닌 글을 쓰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였어요. 주어 동사 거기에 목적어 가끔 형용사나 부사. 필요시 목적격보어를 붙면 말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수상했죠. 뭘 쓰려고 한 거지? 왜 이렇게 중언부언일까? 결국 이야기 할 바가 도긴개긴아냐? 백스페이스 키를 연달아 누를 때마다 저의 글쓰기 체력이 소진됩니다. 글은, 쓰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어렵더군요.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고역이었습니다. 어딘가 심심하고 무언가 썰렁한 느낌이었어요. 그럴 때마다 임시저장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저의 장점인 꿰뚫어보기를 내려 놓고 낯설게보기 기술을 연마해갔던 지난 3주였습니다. 문장과 문단에서 불필요한 것을 안개로 감춰보기로 했죠. 아, 어디서 이런 유사한 경험을 했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고를 때였어요. 자꾸 보면 그게 그거 같은 경험, 있으시죠? 이 사진이나 저 사진이나 비슷한 것 같고, 이게 나은 것 같은데 하다가 잠시만요,외치며 전 사진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했던 일이요. 제 글을 그렇게 묻어두고 다시 보니 음... 네 그래요~ 랄랄. 그랬습니다.

만족하는 글이 있을까요. 더 나은 글은 있을 거라 생각해요. 가독하기가 편해지는 글을 써보려 합니다. 꾸준히. 간결하게. 솔직하게. 말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 하는 것처럼, 글을 잘 쓰려면 남의 글을 많이 읽어봐야겠어요. 성공한 필사 챌린지의 작가도, 도중에 참여하여 미완인 챌린지 글 작가도, 손대지 못한 챌린지의 작가도 이 미션이 끝나고 나면 각 한 권 씩은 올해 안에 읽어볼 겁니다. 다음 시즌은 책을 낸다지요? 오랜만에 공저에 또 도전해볼까 합니다. 이건 크리스에게 달렸나요? 성격이 참하신 코끼리님과 우여곡절이라면 곡절이 조금 있었는데 그래도 그, (불쑥)애정합니다. 모닝커피 동지로 그리고 기획자로서요. 아햏햏.

궁극적인 목표는 내일도 글을 쓰는 것입니다. 22일 차 미션을 나맘나실하는 거에요. 나 스스로 맘먹고 나 스스로 실천하는 거죠. 피드에 보면 퀵 리스판스 코드가 있습니다. 21과 대척(?) 관계에 있는 숫자인 12만큼 더 해볼 요량입니다. 그러면 해방입니다! 광복절까지 써볼 거에요. 방법은 동일합니다. 제 스토리에 8시에 글감을 올려둘 터이니 자연스럽게 저랑 맞팔하시고 글을 써봅시다. 저는 웹 개발을 할 능력이 없는지라, 태그로 함께 하십시다. 이것은 동지 구인글.

여러분의 특기 글쓰기, 취미 글쓰기 모두에 행운을 빕니다. ^^

(10.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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