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하기
종착지
이번 시즌에서 크리스의 피땀눈물시간피로노동육체적고통정신적고됨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모각글 프로그램을 위해서 이전에 쓰던 매체가 아닌 새로운 매체를 개발한 점.
이전 시즌에서 구현이 안 되었던 댓글 기능을 익명으로 달 수 있게 하여 소통은 늘이되, 여전히 익명성은 어느정도 보장하게 하여 부담 없이 글쓴이에게 의견을 전할 수 있게 한 점.
피드 기능에서 중간중간 참여자들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하고, 미션에 대한 생각이나 그날그날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게 하여 느슨한 연대를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한 점.
뒤늦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정말 손과 머리를 풀기에 제격인 필사 챌린지도 인상적인 점.
이런 점들이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더 디벨롭이 될지 혹은 지금 있는 기능들을 활용하는 다른 방식은 어떨지... 궁금해서 다음 시즌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동시에 다음 시즌 참여를 고민하게 되는 지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다. 체감상 앞선 시즌보다 이전 시즌에서 개 큰 실패를 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앞선 시즌에서는 그래도 나름 내가 쓴 글에 대한 호응과 오프라인 글쓰기에서 만나 나눈 얘기에서 내 글을 읽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즌도 그런 생각이 들긴 들었지만, 체감이 잘 되지는 않았다. 이는 내가 스스로 보기에도 만족할 만한 글을 못 써내서 더욱 체감이 안 되니 더 그랬다. 날이 너무 더워서 뻗었나. 노느라 시간이 없었나.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떨어졌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써보려 하기도 했는데 요점을 제대로 못 잡았나. 복잡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이 실패가 내게 개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 없다... 개 큰 실패도 도움이 되면 그냥 하는 게 맞나? 어쨌거나 21일간의 여정을 끝까지 함께한, 이 글을 읽지는 못하겠으나 중도 하차한 분들 모두 멋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글쓰기를 위한 시도는 늘 지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참여자분들이 글을 써준 덕분에 그 글을 읽고, 감명받고 슬프고 기쁘고 박수치고 따봉을 날리고 공감하고 이건 아닌데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 구나 내가 뭐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모두에게 평화 있기를. 더위 없기를. 다음 있기를.
(5.5매)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