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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
썩 만족스럽진 않을 겁니다. 이 말이 너무나 공감됩니다.
미션을 보고, 또 봐도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할 지 망설여졌던 날이 떠오릅니다.
흰 바탕의 미션지를 바라보며 키보드 위의 손은 요지부동이었던 날도 떠오릅니다.
모각글 시작을 앞두고 최선을 다해 보자고 다짐했던 스스로가 무색하게 겨우 글자 수를 맞추어 제출했던 날도 떠오릅니다.
이렇게 21일이 흘렀습니다. 엄청난 글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기대도 안했습니다만. 걸작은 커녕 스스로 뿌듯하다고 느껴지는 문장 조차 돌이켜 보니 없다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 가지 배웠다고 자부할 만한 깨달음이 있습니다. 물론 글을 더 쓰다보면 바뀔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으로선 가장 소중한 깨달음입니다. 그 깨달음을 나누며 21일 간의 유영을 마치려 합니다.
물 위에서 자유로워지려면 힘을 빼야 합니다. 몸에 힘을 빼야 둥둥 물 위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잘 몰랐습니다. 어떻게든 물에서 헤엄치기 위해 아등바등 몸에 힘을 잔뜩 주고 허우적 헤엄쳤습니다. 제 글이 그랬습니다. 어떻게든 잘 써보려고 멋있어 보이는 단어를 넣고 거창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열정에 불타올라 힘을 잔뜩 주고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는 21일 동안은 무슨 일주일도 채 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힘을 조금씩 빼 봅니다. 누군가에게 멋있어 보이는 글이 아니라 진솔한 내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툭툭. 힘을 빼고 편안하게 써내려 갑니다. 허우적 헤엄치다가 꼬르륵 물 속으로 잠기려던 찰나에 힘을 빼본 것입니다.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두둥실 물 위에 떠오른 나는 자유로워집니다. 이렇게 남은 날을 물 위에서 유영해 봅니다. 힘 빼고 글쓰기. 이게 나의 깨달음입니다. 앞으로도 힘을 빼고 글을 유영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동한 함께 해준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종종 올라오는 피드의 글 덕분에 피식 웃음이 납니다. 좋아요 덕분에 미소가 절로 납니다.
모각글을 만들어주신 크리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글을 꾸준히 쓰게 된다면 모각글 덕분일 것입니다.
처음 참석해 본 오프라인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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