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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
꾸준히 하는 것을 제일 어려워하는 제가 마지막 날까지 왔다는 것이 정말 진짜인가 싶어요. 저는 그 흔한 초, 중, 고 개근상 하나 없거든요. 갇혀서 시키는 대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 엄청나서 그날 아침에 학교에 가기 싫으면 가지 않고, 보충학습이나 야자는 무조건 빠지곤 했어요. 학원도 꼬박꼬박 출석한 적이 드물어요. 결국에 학교 빼고 다 그만뒀어요. 오히려 대학교에 입학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니 지각도 결석도 단 한 번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것의 연장이 이번 모각글 도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부분 즐겁게 썼던 것 같아요.
저는 글쓰기와도, 저의 전공과도 전혀 관련이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별 탈이 없는 한 이대로 정년까지 버티다 가겠지요. 업무를 하며 즐거울 때도 있지만 한 자리에 가만히 못 있고, 끊임없이 지껄이는 저에게 많이 힘든 곳입니다. 항상 숨 쉴 틈을 찾아서 퇴근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9월에는 모각글이 저에게 숨을 쉬게 해 주었던 것 같아 기뻐요.
단순히 내 글을 써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함께하는 동물 동료들이 있다는 생각에 또 든든해졌어요.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모두가 즐거웠습니다. 유락에 꽤 오래전부터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이제서야 모각글을 시작한 것이 좀 후회되기도 했어요.
끝이라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하네요! 그러나 다음이 또 있겠죠?
아이디를 지켰으니 이제 챌린지에 도전해 봐야겠어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혼자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제는 이 앱에 들어오면 같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든든해요. 동물 친구들, 그리고 크리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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