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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참가했습니다. 사실 조금 당황했습니다. 글을 묶어 책을 낸다니.. 꽤나 놀랐습니다. 게다가 ‘낭만’이라는 주제는 제게 무척이나 어려워서 솔직히 중간에 그만둬 버릴까 하는 마음도 들었답니다. 그래도 어찌, 기억을 더듬어 제 생에 낭만을 처음 겪었던 일화를 찾아내 글로 써냈습니다. 사실 지금도 무척이나 자신이 없습니다. 확신도 없구요.
어린 시절부터 철학가처럼 생각하기를 좋아했습니다.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나’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탐구를 주로 했었어요. 그 생각들은 언제나 주술관계가 명확한 문장이 완성되어야 끝이 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살아가며 남들에 제게 던지는 질문들이 너무나 쉬웠습니다. 이미 깜지처럼 나에 대한 문장들이 차고 넘쳤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다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쓰고 오랜 꿈에 다가간다는 건 큰 부담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을 바엔, 시작하지 않는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하는 나약한 고민도 했죠.
아주 솔직히 지금도 고민합니다. 확신도 없고 자신도 없는 글이라서요. 크리스에게 따로 연락을 해서 하차를 해야하나.. 음 그건 너무 아깝네요. 그러나 인생은 늘 그렇듯 기회와 선택의 연속임을 아니까요? 멈추지만 않는다면 더 나은 저를 만날거라 믿습니다.
친동생이 말하더군요. 모각글을 시작해서 다행이라구요. 그녀가 보기에 제가 제법 활기를 되찾았나 봅니다. 이렇듯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한데도 변화는 늘 일어나고 있는 거겠죠. 모각글에 참여해 다행이구요. 또 행운이네요. 감사합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4.0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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